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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독 표지

슈독

필 나이트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가 직접 쓴, 운동화 한 켤레에서 시작된 글로벌 브랜드의 날것 그대로의 창업기.

이 책이 필요한 사람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흔히 기대하는 '성공 공식'이나 '경영 전략 매뉴얼'과는 거리가 멀어요. 오히려 실패와 불안, 자금난에 시달리면서도 멈추지 않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경영서를 읽으면서 "이래서 성공했구나"라는 깔끔한 결론을 원하는 분보다는, 사업이라는 것이 실제로 어떤 감정의 롤러코스터인지 느껴보고 싶은 분에게 맞습니다. 자기계발서에 지친 분들, 전기문학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확실히 추천할 만한 책이에요.

핵심 내용 정리

슈독은 필 나이트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직후인 1962년부터 나이키가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1980년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창업자 본인의 시점에서 풀어놓은 이야기입니다.

필 나이트는 대학 졸업 후 세계 여행을 떠나면서 일본의 오니츠카 타이거(지금의 아식스) 운동화에 주목합니다. 당시 미국 운동화 시장은 아디다스와 퓨마 같은 독일 브랜드가 지배하고 있었는데, 일본제 운동화로 그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블루리본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사업이 훗날 나이키가 됩니다.

핵심적으로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창업 초기의 처절한 자금난입니다. 필 나이트는 사업 초기 거의 매 분기마다 자금이 바닥났습니다. 은행과의 관계,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긴장감의 핵심이에요. 확실히 이 부분은 창업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사람의 중요성입니다. 필 나이트 혼자가 아니라 그의 대학 육상 코치였던 빌 바워먼, 초기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특히 빌 바워먼은 와플 다리미로 운동화 밑창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데, 이런 실험 정신이 나이키의 DNA가 되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셋째, 일본과의 비즈니스 관계입니다. 오니츠카 타이거와의 파트너십, 갈등, 그리고 결별까지의 과정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국제 비즈니스에서 문화 차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부분이에요.

인상 깊은 부분

개인적으로는 필 나이트의 서술 방식 자체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보통 창업자가 쓰는 자서전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의 자기 미화가 들어가기 마련인데, 슈독은 그런 부분이 상당히 절제되어 있어요. 자신의 실수, 판단 착오, 심지어 성격적 결함까지도 담담하게 적어놓았습니다.

확실히 인상 깊은 부분이 있습니다. 필 나이트가 자신을 사업가로 규정하기보다 달리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정체성을 두고 있다는 점이에요. 사업의 동기가 '돈'이 아니라 '좋은 운동화를 만들고 싶다'는 단순한 열망에서 출발했다는 것, 그리고 그 열망이 수십 년간 지속되었다는 것이 이 책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나이키라는 이름과 스우시 로고가 탄생하는 과정이 의외로 허무할 정도로 즉흥적이었다는 점도 재미있었어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가 이렇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솔직히 말하면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모든 위대한 것이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 아래 시작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니까요.

책 후반부에서 필 나이트가 오니츠카와의 법적 분쟁을 겪으면서도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비즈니스 서적치고 꽤 긴장감이 있습니다. 소설처럼 읽히는 논픽션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에요.

읽고 나서

슈독을 읽고 나서 드는 가장 큰 감상은, 성공이란 것이 생각보다 훨씬 지저분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입니다. 깔끔한 전략과 비전으로 포장된 성공 스토리에 익숙해져 있다 보면, 이렇게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미친 아이디어'라는 표현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필 나이트는 자신의 사업 구상을 스스로 미친 아이디어라고 부르는데, 결국 그 미친 아이디어를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 것이 나이키를 만들었습니다. 확실히 모든 사업이 이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시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경영서로서의 실용적 가치를 기대하고 읽으면 다소 실망할 수 있어요. 이 책은 경영 기법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대신 사업이라는 것의 본질, 그러니까 불확실성 속에서 매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경영 지식이 늘기보다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종류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독이라는 제목 자체가 신발에 미친 사람이라는 뜻인데, 읽어보니 정말 그 제목이 딱 맞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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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창업에 관심 있는 분, 전기문학을 좋아하는 분, 그리고 나이키라는 브랜드에 호기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합니다. 경영 전공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다만 구체적인 경영 전략이나 마케팅 기법을 배우고 싶은 분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가치는 지식보다는 경험의 전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