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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표지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 김영사 · 2023

인류 문명의 불평등은 인종적 우월성이 아닌 지리적 환경 차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700페이지에 걸쳐 설득력 있게 풀어낸 역작입니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

  • 왜 유럽이 세계를 정복했고 아프리카나 아메리카는 그러지 못했는지 궁금했던 분
  • 역사를 단순히 승자의 이야기가 아닌 구조적 관점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
  • 인종주의적 편견에 과학적 근거로 반박하고 싶은 분
  • 지리학, 생물학, 인류학을 넘나드는 통섭적 사고방식을 배우고 싶은 분
  • 세계사의 큰 흐름을 한 권으로 정리하고 싶지만 딱딱한 교과서는 싫은 분
  • 퓰리처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지적 만족감을 원하는 분

핵심 내용 정리

지리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

유라시아 대륙은 동서로 길게 뻗어 있어서 기후대가 비슷했어요. 덕분에 한 지역에서 개발된 농작물이나 가축이 다른 지역으로 쉽게 전파될 수 있었죠. 반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는 남북으로 길어서 기후 차이가 커서 전파가 어려웠습니다. 쉽게 말해서 밀이 중동에서 유럽까지 퍼지는 건 쉬웠지만, 남아메리카의 작물이 북아메리카로 전파되기는 힘들었다는 거예요. 이런 단순해 보이는 지리적 차이가 결국 문명 발전 속도의 격차를 만들었습니다.

가축화 가능한 동물이 승부를 갈랐다

인류가 가축으로 삼을 수 있는 대형 동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말, 소, 돼지, 양, 염소 정도인데, 이 중 대부분이 유라시아에 집중되어 있었죠. 가축은 단순히 고기와 우유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운송 수단이 되고, 전쟁에서도 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균'과의 연결고리가 가장 흥미로웠는데요. 가축과 오래 접촉하면서 유라시아인들은 천연두, 홍역 같은 전염병에 면역을 획득했고, 나중에 신대륙을 정복할 때 이 병균들이 총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는 점이에요.

문자와 기술의 전파 속도

확실히 문명이 발전하려면 아이디어가 빠르게 퍼져야 해요. 유라시아는 넓은 대륙이 연결되어 있어서 한 지역의 발명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기 쉬웠습니다. 반면 고립된 섬이나 좁은 지역에 갇힌 문명은 아무리 똑똑해도 발전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죠. 다이아몬드는 이걸 '경쟁과 교류의 최적 균형'이라고 표현하는데, 너무 통일되면 혁신이 없고, 너무 분열되면 발전이 느리다는 거예요. 실생활에 적용해보면 오늘날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농업혁명이 모든 시작이었다

수렵채집에서 농경으로 전환한 것이 인류 역사의 가장 큰 전환점이었어요. 농업은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해줬고, 인구 증가를 가능하게 했으며, 전문화된 직업(군인, 관료, 기술자)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모든 지역이 똑같이 농업을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야생 식물 중에서 재배 가능한 작물이 많았던 지역(비옥한 초승달 지대)이 먼저 농업을 시작했고, 그게 결국 문명 발전의 출발선을 결정했다는 겁니다. 오늘날로 치면 좋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진 지역이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죠.

인상 깊은 부분

뉴기니의 정치인 얄리가 물었습니다. "당신네 백인들은 왜 그렇게 많은 화물을 만들어 우리에게 가져왔는데, 우리 흑인들은 우리만의 화물이 거의 없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5년간 연구한 결과가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에요. 단순해 보이지만 인류 역사의 가장 본질적인 물음이죠. 다이아몬드는 이에 대해 "인종적 차이 때문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고, 지리적 운이 결정적이었다고 답합니다. 확실히 이 관점은 모든 인종주의적 편견을 과학적으로 무너뜨리는 강력한 논거가 됩니다.

읽고 나서

7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읽고 나면 세계사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져요. 이전까지는 "유럽이 똑똑해서 발전했나보다" 정도로 막연하게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지리적 조건, 가축화 가능한 동물의 분포, 대륙의 축 방향 같은 구조적 요인들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환경 결정론이라는 비판도 이해는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제시하는 프레임워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비판이 많아요. 실제로 문명의 흥망성쇠는 지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요소들(정치, 문화, 개인의 역할)이 얽혀 있거든요. 또 읽다 보면 논문 같은 서술이 계속돼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보다 훨씬 더 학술적이고 깊이 있는 분석을 원한다면 이 책이 답이에요.

빌 게이츠가 "다이아몬드의 책 중 하나만 읽어야 한다면 단연 이 책"이라고 추천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인류 역사를 이해하는 초석을 놓고 싶다면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책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보다는, 관심 가는 챕터부터 골라 읽어도 충분히 의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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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확실히 학술서적 느낌이 강하긴 해요. 하지만 저자가 일반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라 전문 용어는 최소화했고, 실제 사례를 많이 들어서 이해를 돕습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다 읽을 필요 없이, 목차를 보고 흥미로운 부분(예: '총, 균, 쇠'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 다루는 챕터)부터 골라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