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책을 읽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
-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지만 더 구체적인 사례가 궁금한 사람
-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재미있게 읽고 비슷한 스타일의 교양서를 찾는 사람
- 역사가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는 도구라는 걸 깨닫고 싶은 사람
- 유시민 작가의 명쾌한 문체로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 싶은 사람
헤로도토스부터 유발 하라리까지, 18권의 역사서를 통해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지적 여정.
이 책이 필요한 사람
핵심 내용 정리
역사서술의 변천사
헤로도토스가 처음 "역사"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래, 역사는 신화에서 벗어나 인간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투키디데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객관적 사실 기록을 강조했고요. 동양의 사마천은 기전체라는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했습니다. 확실히 각 시대마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역사가의 시대적 한계와 통찰
개인적으로는 역사가들도 결국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산물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랑케는 객관적 역사를 주장했지만 프로이센 왕실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마르크스는 계급투쟁이라는 렌즈로 모든 역사를 재해석했죠. 쉽게 말해서 완벽하게 객관적인 역사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역사가의 관점이 필연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어요.
한국 근대 역사학의 형성
박은식과 신채호로 대표되는 한국 근대 역사학의 탄생 과정도 다룹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에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역사를 재구성했던 선구자들의 노력이 담겨 있죠. 백남운은 유물사관으로 한국사를 체계화하려 했고요. 이들의 작업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인상 깊은 부분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과거의 사실을 현재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그 해석은 다시 미래 세대에 의해 재평가된다.
카의 이 명제를 유시민은 구체적인 역사서들을 통해 증명해냅니다. 같은 사건도 시대에 따라, 역사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과정을 보면서 역사가 얼마나 역동적인 학문인지 새삼 깨닫게 돼요. 특히 현대사를 다룰 때 이 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일들도 언젠가는 후대 역사가들에 의해 재해석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읽고 나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어려운 역사 이론을 쉬운 언어로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유시민 특유의 명쾌한 문체 덕분에 18권의 방대한 역사서를 한 권으로 정리한 내용이 전혀 버겁지 않아요. 각 역사가의 삶과 시대 배경, 그들이 역사를 서술한 방식을 함께 다루면서 입체적인 이해를 돕습니다.
다만 이 책은 역사서 자체보다는 "역사서에 대한 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보다는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기록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거든요. 그래서 역사적 사실 자체를 깊이 알고 싶다면 원전을 직접 읽어야 하고, 이 책은 그 전에 읽으면 좋은 가이드북 같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근대 역사학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역사 서술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제대로 이해하게 된 건 이 책 덕분이에요. 역사가 단순히 과거를 기록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도구이자 미래를 향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걸 확실히 느꼈습니다.




